(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골프 입문 뒤 자신의 능력에 큰 회의를 느끼는 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일까'라며 고민스럽게 상담을 청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이들은 대게 평생 스포츠로 몸을 단련했거나 스스로 판단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연습을 했다고 자부하는 부류의 골퍼들이다. 대화 도중 '도대체 왜 연습을 이렇게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코어가 기대 이하에서 맴돌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덧붙여 '자꾸 화가 치밀어 못 견디겠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는 대화가 다반사다. 

심리적 안정감을 완전히 상실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게 구력이 5년 미만에서 집중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아직 분노의 감정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상태인 셈이다. 

골프근육의 구성 중 대근육과 소근육으로 구분되는 신체적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많은 편은 아니다. 작은 근육의 문제점에 집중해 교정하면 큰 근육의 움직임에 오류가 발생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근육의 이해를 우선해야 하는 까닭은 골프가 전신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손가락 근육의 오류가 전신 근육의 정확한 구현에도 불구하고 정타의 스윙을 만들어 낼 수 없는 난해함이 골프의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특징의 골프스윙은 당일 신체적 컨디션에도 여타 스포츠보다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신체 전반의 정확한 모션을 갈고 닦는데 많은 시간과 연습이 소요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스포츠 종목 가운데 가장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다는 의미는 각 도구마다 수많은 스윙 방법이 존재한다는 뜻이며, 이 사실은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상정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물론 한가지 정확한 스윙을 익혀 다양한 클럽에 적용해야 한다는 뜻은 철저히 기본기를 바탕으로 스윙 메커니즘을 전신으로 익혀야 다음 차순의 테크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습관화된 스윙으로 익히는 데도 수년의 세월을 끈기있게 훈련한 골퍼만 도달할 수 있다는 데 골프의 진정한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5년 미만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죽을 힘을 다해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도달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무작정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정확한 샷의 움직임을 끝없이 교정하고 교정받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스윙이 제대로 습득되는 전제조건이긴 하지만. 

포기라는 단어가 가장 빈번하게 남발되는 스포츠를 꼽는다면 단연 골프가 가장 최상단을 차지하는 종목이 아닐까 싶다. 

단지 명랑 골프를 지향하는 골퍼들 조차 자신이 휘두른 클럽에 볼을 맞춰내지 못하는 실수를 연발할 때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열패감과 무능에 따른 심리적 좌절은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를 무시할 수 있는 골퍼들은 골프를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골프를 빙자한 걷기나 잔디 경관을 감상하기 위한 나들이일 뿐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수많은 시간과 정확한 훈련이 병행돼야 비로소 일정한 경지에 다다를 수 있는 골프는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견고한 바위 성벽과 매우 닮아 있다. 이를 정복하기 위해 한발 두발 전진하며 마침내 성벽의 꼭대기에 올라서는 희열은 골프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도전의 인간 의지를 되새겨야 하는 골프는 인생과 흡사하게 닮았다는 증언들이 유독 많은 까닭이다.

*칼럼니스트 황환수: 골프를 시작한 뒤 4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바람부는 날에는 롱아이언'이라는 책을 엮었다.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대구 SBS/TBC 골프아카데미 공중파를 통해 매주 골퍼들을 만났고, 2021년까지 매일신문과 영남일보의 칼럼을 15년 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썼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은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골프 애호가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황환수 골프한국 칼럼니스트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