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브랜드 N의 전동화 시대 개막…고성능 콘셉트카 2대 공개

RN22e(오른쪽)와 N Vision 74.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RN22e(오른쪽)와 N Vision 74.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올해 하반기 ‘아이오닉6’ 출시 등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고성능 N브랜드 모델을 공개하면서 친환경적 요소뿐만 아니라 달리는 재미를 추구하는 운전자까지 공략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은 지난 15일 ‘현대 N Day’ 온라인 영상을 통해 전동화 시대를 겨냥한 고성능 콘셉트카 ‘RN22e’와 ‘N Vision 74’ 2대를 공개했다. 이 콘셉트카 2대는 명확해진 현대차의 전동화 방향성을 담고 있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N Vision 74는 N브랜드를 론칭할 때 공개했던 수소 고성능 콘셉트를 실체화한 수소 하이브리드 고성능 차량으로, 1974년 현대차의 콘셉트카였던 ‘포니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적용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N22e의 전면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RN22e의 전면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는 그대로

현대차 고성능 서브 브랜드인 N브랜드는 2015년 브랜드 론칭 이후 운전자 관점에서 ‘운전의 재미’를 꾸준히 추구해 왔다. 고성능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빠른 차량으로 보는 것이 아닌 3대 핵심 요소인 ▲코너링 악동(곡선로 주행 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레이스 트랙 주행 능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N모델을 개발해왔다.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맞아 최근에는 운전의 재미에 대한 운전자들의 우려를 상쇄하기 위해 고성능 차량의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현대차의 목표 의식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전동화 비전을 최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N브랜드는 내연기관 시대부터 이어온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N차량의 3대 핵심 요소를 전기차 시대에도 반영하는 것”이라며 “속도감 또는 제로백(자동차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이 좋아진 전기차 특성에 더해 코너링 악동으로 다이내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거워진 무게와 열 관리가 필수인 전기차를 레이스 트랙에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고성능 기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전기차의 소프트웨어 측면의 잠재력을 활용해 사운드, 진동 등 고성능의 감성적 영역에서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전동화 시대에 고성능 감성을 구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전동화 시대의 근본적인 목적인 친환경적 요소를 그대로 구현한 상태에서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기술적인 한계점도 지속적으로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년에 출시되는 ‘아이오닉5 N’을 통해 실질적인 첫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에 이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2024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7’까지 적용해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주력 전기차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 N을 계승한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까지 동시에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RN22e의 측면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RN22e의 측면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RN22e’와 ‘N Vision 74’, 뭐가 다른가

N브랜드는 차세대 전동화 차량 개발을 위해 새로운 이름의 ‘롤링랩’(Rolling Lab, 움직이는 연구소) 시리즈를 선보였다. 앞서 언급한 고성능 콘셉트카 RN22e와 N Vision 74 2대다. 롤링랩은 모터 스포츠에서 영감받은 고성능 기술을 양산 모델에 반영하기 전에 실제로 연구개발하고 검증하는 차량을 말한다. 

롤링랩 RN22e는 N브랜드 첫 번째 E-GMP 기반 고성능 차량이다. 고성능 전기차 기술의 시험 및 검증을 통해 전기차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연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N브랜드 3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RN22e는 전동화 시대에 더 무거워진 차량 무게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 전기차에서도 독특한 코너링 경험을 극대화했다. 또 3D프린팅한 알루미늄 부품 장착을 통해 경량화와 강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등 더 나은 코너링의 재미를 제공키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160kW 전륜모터와 270kW 후륜모터를 장착한 RN22e는 사륜구동(AWD)인 동시에 운전자 기분에 따라 원하는 구동력을 설정할 수 있고 강력한 드리프트(자동차를 미끄러트려 운전하는 기술)까지 가능하다. RN22e가 새로운 재미와 함께 다양한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또 하나의 롤링랩 N Vision 74는 N브랜드를 론칭할 때 공개했던 수소 고성능 콘셉트를 실체화한 차량이다. N브랜드 최초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으로, 전동화 시대를 넘어 더 먼 미래에도 역시 운전의 재미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N Vision 74는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레이아웃 구상부터 개발이 시작됐고 주행 환경에 따라 배터리 또는 수소연료 사용 조건을 연구개발해 냉각 성능을 증진시킬 수 있었다. 수소전기차의 긴 주행 거리와 빠른 충전에 대한 장점을 통해 지속가능한 고성능 차량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틸바텐베르크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모터스포츠사업부 상무는 현대 N Day에서 “현대 N은 7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고성능 브랜드”라며 “N브랜드의 전동화 비전이 내년 아이오닉5 N으로 현실화되는 시점에 이번 롤링랩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N Vision 74의 측면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N Vision 74의 측면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전동화 시대에 왜 포니를 소환했나

N Vision 74는 1974년 현대차의 콘셉트카였던 포니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1974년에 포니쿠페를 첫 양산 스포츠카로 선보이기 위해 양산 시제품(프로토타입) 차량까지 개발했지만 당시 경제 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결국 양산에 이르지 못한 아쉬운 스토리가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니쿠페에 담긴 대담한 정신은 여전히 회사 전체의 사고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며 “N Vision 74는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고 극대화해 집약적으로 반영한 차량으로, 이런 독특하고 전략적인 접근은 현대차 및 N브랜드가 지속적으로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N Vision 74에는 앞서 언급한 기술 외에도 다양한 고성능 기술이 담겨 있다. 현대차는 2015년 N브랜드를 론칭할 당시 수소 고성능 콘셉트의 ‘현대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를 공개하면서 N브랜드의 지속가능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었다. 

이후 7년의 개발 과정을 통해 공개한 차량이 N Vision 74다. 뒷바퀴에 달린 트윈 모터를 제어하는 조건 또한 연구개발을 통해 정확하고 빠른 토크 벡터링(각 바퀴의 힘을 따로 분배하는 선행 기술)으로 구현했다. 또 고성능과 냉각 성능의 밸런스를 찾아가면서 3채널 냉각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가 친환경 시대를 맞아 운전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N Vision 74가 비록 콘셉트카지만 전동화 시대를 넘어 수소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그대로 추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포니쿠페를 소환한 디자인을 적용해 자동차 애호가들의 시각적인 감성도 제대로 자극했다”며 “포니쿠페의 애잔한 스토리 라인까지 함께 공개되면서 현대차의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