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우치 나츠미(42·일본) 선수는 대표적인 '친한파'로 불린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한국어, 일어, 프랑스어, 영어 등 4개국에 능통한 재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에서는 첫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히다 오리에(SK렌터가) 선수에 이어 일본 선수로는 두 번째 우승 기록을 남겼다. 우승 소감을 말할 때 한국어가 빼곡히 적인 메모를 펼쳐 보이며 유창한 한국어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LPBA 원년 멤버였던 그에게도 팬데믹 사태는 큰 장애물로 다가왔다. 하지만 어렵게 선택한 한국행인 만큼 일본
한지승(26·웰컴저축은행) 선수는 PBA의 ‘젊은 피’ 1990년대 세대 중 한 명이다. 조용한 성격의 그는 튀는 행동이 거의 없다. 그래서 또래 선수는 물론 팀 내에서도 ‘존재감’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냉혹한 승부와 자신 만의 개성을 뿜어내야 하는 프로 세계에서 자칫 평범한 선수로 비쳐질 여지가 많다. 하지만 그는 ‘침묵의 암살자’처럼 본능을 발휘했다. 팀이 정규 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원년 통합우승을 놓친 아픔이 떠오른 순간에 마지막 우승 샷을 날린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신남호·이충복 밑에서 기초 다져선수 갖춰야 할 인성부
어떤 스포츠 종목이든 '신인왕'이나 '최연소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인생에 단 한 번 얻어지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배경을 꼽는다면 어린 나이에 재능을 발굴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일찍이 그 재능을 갈고 닦아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은 더더욱 지난한 일이다.그런데 여자 당구 분야에서 아마추어 부문과 여자 프로당구(LPBA) 부문 최연소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선수가 있다. 1999년생으로 한국 당구를 이끌어가는 차세대 스타 중 한 명인 김예은(24‧웰컴저축은행)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일찍부터
연말 당구계가 ‘언더독’의 제대로 된 반란으로 들썩거렸다. ‘양천구 쿠드롱’이 ‘진짜 쿠드롱’을 이겨버린 사건이다. ‘양천구 쿠드롱’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욱(42)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40대 직장인으로 늦깎이 선수가 된 그는 3부 리그인 ‘챌린지투어’에 뛰어든 철저한 무명이었다. 올 시즌 PBA 1부 리그 선수를 선발하는 큐스쿨에서 1위를 차지해 꿈에 그리던 1부 리그로 처음 올라왔다. 김욱의 랭킹은 1부 리그 최하위인 128위. 1부 리그에 갓 승격한 꼴찌 선수가 PBA 최다 우승자이자 월드 클래스인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
PBA에 역대 최연소 프로선수가 등장했다. 프로당구 3부리그 격인 챌린지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김영원(15)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전국 종별 학생당구선수권대회 3쿠션 중등부 1위에 오른 그는 2021~2022시즌 '고리나 PBA 드림 투어' 6차전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32강까지 올랐다. 올 시즌부턴 PBA로 정식 등록해 3부 리그인 챌린지 투어에서 뛰고 있다. 챌린지 투어에는 최고령인 72세의 강범수 선수도 같이 뛰고 있다. 김영원과의 나이 차이는 57세로 할아버지와 손자 뻘인 셈이다. 현재 챌린지 투어
남다른 파워가 장기인 이홍기(55) 선수는 ‘뽀빠이’라는 별명이 항상 따라다닌다.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기골이 장대한 그는 특유의 힘을 이용한 난구풀이의 장인으로도 불린다. 이홍기는 1990년대를 주름잡은 정상권 선수였다. 1991년 선수로 데뷔한 그는 1994년 ‘한일 당구최강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1999년에는 세계 팀3쿠션 선수권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당구선수로서 전성기를 누릴 시기에 시련이 다가왔다. 암 판정을 받은 아내의 간호를 위해 5년 동안 큐를 놓아야만 했다. PBA 출범 후 줄곧 1부 리그에서 활동
이우경(25·SK렌터카 다이렉트) 선수는 차가운 이미지에 냉철한 표정, 여기에 고양이를 닮은 얼굴로 당구계 ‘캣우먼’이라 불린다. 강한 외모 때문에 그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쉽게 말을 걸지 못하지만 실제 성격은 ‘어리버리’에 가깝다. 학창시절엔 외모처럼 무뚝뚝하고 차가운 성격을 지녔던 이우경이다. 하지만 당구를 시작하면서 내성적인 성격도 조금씩 변했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융화하는 성격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당구 동호인으로 활동하다 '2020-2021 시즌' 와일드카드로 LPBA 무대를 밟은 그는 4강 고지를 밟고 이제 우승을
여자 프로당구 리그 LPBA에서 최연소 나이인 19세에 도전장을 내민 용현지(21·TS샴푸·푸라닭) 선수. 대한당구연맹(KBF) 시절 ‘KBF 슈퍼컵 3쿠션 토너먼트’와 ‘제2회 아시아 여자 3쿠션 선수권 대회’ 등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여자 당구계의 신성이다. 연맹에서 활약하고 있는 월드 클래스급 실력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 선수와 예쁜 연애를 이어가는 커플로도 잘 알려졌다. 와일드 카드로 1부 리그에 합류한 그는 지난 2020~2021년 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약 당구계의 ‘요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의 당구 여정은 순탄
프로당구(PBA) 출범 원년이었던 2019년, 당구 팬들은 1차 대회에서 그리스 출신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가 우승하자 2차 대회에선 내심 국내 선수의 우승을 기대했다. PBA가 출범한 이후 외국인 선수의 독주가 이어지면 한껏 달아올랐던 프로당구의 인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신예 선수가 2차 신한금융투자 PBA 챔피언십 8강에서 필리포스를 꺾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부산 출신의 신정주(27·하나카드) 선수이다. 그는 필리포스를 꺾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은 주인공이 젊은 날 고뇌를 통해 알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성장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주제를 담았다. 홍안의 청년이 되자마자 당구 선수의 길을 걸어 온 이영훈(31) 선수도 ‘데미안’의 과정을 밟고자 한다. 나이가 30대로 접어들었지만, 실력이 한 단계 더 향상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과감하게 껍질을 벗어 던지는 ‘탈각’을 통해 정상권 선수로 거듭나기를 스스로 약속했다. 당장 부진해도 실망하지 않았다. 꾸준한 연습으로 흘린 땀은 절대 자신을 배신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되새겼다.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 경
벌써 23년차 베테랑 선수 대열에 포함된 박인수(41·크라운해태) 선수의 원래 꿈은 농구선수였다. 프로농구 선수의 꿈을 키워갔던 박인수는 중학생 때 불의의 사고로 왼팔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눈물을 머금고 농구의 꿈을 접은 그는 우연히 찾은 당구장에서 새로운 희망을 엿보았다.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부터 당구를 시작해 고등학교 1학년 무렵 3쿠션에 입문했다. 박인수는 고등학교 3학년, 18세의 나이에 경기당구연맹 선수로 등록하면서 선수생활의 길로 접어들었다.남들보다 일찍 선수 활동을 했지만 굴곡도 많았다. 20대 후반부터는 당구장을
부산 토박이 김종원(47·TS샴푸·푸라닭 히어로즈) 선수의 사투리는 부드럽고 구수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넉넉함이 말투에도 담긴 듯하다. 그는 대한당구연맹 소속으로 선수 활동을 할 때 단 한 차례만 방송에 등장했다. 줄곧 상위권 순위를 유지했지만, PBA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듣보잡’ 선수였다. 그는 늦깎이 선수다. 서른 살에 선수로 등록했다. 직업군인과 일용직 노동자를 거쳐 모은 돈으로 버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생계를 위한 ‘투잡’도 기웃거리지 않았다. 오로지 당구만 바라본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그래서인지 아직 독신으
LPBA에서 개인 우승 경험은 없지만 팀 리그에서 꾸준하게 성적을 내주는 선수가 있다. 아직 우승의 고지를 밟지는 못 했어도 포스트시즌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는 크라운해태팀의 창단부터 줄 곳 함께 한 ‘터줏대감’ 백민주(26)가 그 주인공이다.백민주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당구를 처음 배웠다. 당구를 배운지는 8년여, 중간에 3년여의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현재 LPBA 선수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다.중성적인 외모와 LPBA 선수 중 가장 큰 키를 자랑하는 176㎝ 장신에서 뿜어내는 호쾌한
PBA 신대권(45) 선수의 트레이드 마크는 콧수염이다. 짧은 머리와 다부진 눈매와의 조화를 콧수염이 돋보이게 한다. 콧수염 덕분에 경기 도중 그가 웃는 모습을 보면 ‘마초’ 분위기도 느껴진다. 실제로 그는 선후배 동료들과 끈끈한 의리와 우정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신대권은 나이로는 중견 선수지만, 선수 경력은 고참급이다.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벌써 27년째 접어들었다. 오랜 경력을 이어온 그의 얼굴이 익숙해진 것은 올해 들어서다. 프로리그 개막 원년 5차 대회에서 준결승에 오른 이후 부상 등의 여파로 오랜 기
“반평생을 함께 한 당구와 결혼했어요”당구 경력만 거의 30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 LPBA 선수 이마리(51). 박신영 선수와 함께 한국 포켓볼 1세대 출신인 그는 당구 팬 사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프로리그 출범 이후 최고 성적이 8강이었고 대부분은 예선 초반부터 탈락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프로리그 출범 이전 대한당구연맹 소속 3쿠션 선수로 활약하던 당시에는 국내 정상권을 유지한 강자 중 한 명이었다. 이마리의 얼굴이 알려진 계기는 올 시즌 LPBA 3차투어에서 ‘일본의 전설’인 히다 오리에(SK렌터카) 선수와의 결승에서 준
프로 스포츠는 ‘꿈’을 먹고 사는 생태계이다. 약육강식의 경쟁 구도도 치열해도 실력만 뒷받침되면 언제든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은 오늘도 혹독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굵은 땀을 흘리며 기회를 엿본다. PBA 중견인 이영천(48) 선수는 도전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생계를 위한 당구장 경영에 묶여 제대로 연습을 못해 2부 리그인 드림투어를 전전한 그는 이번 시즌 1부 리그 등극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퍼펙트큐’(이닝과 관계없이 한 큐에 15
김태관(25) 선수는 '당구 천재'로 불리는 김행직 선수의 동생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형이 일군 세계 주니어 3쿠션 선수권대회 우승의 기념탑을 지난 2015년 우승으로 맥을 이었다. 김행직처럼 '당구 메카' 매탄고등학교를 졸업해 탄탄한 실력을 갖췄지만 월드컵 3쿠션 대회에서 3회나 우승한 '월드 클래스' 김행직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2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고 나섰다. 지난 8월말 PBA 3부리그 ‘HELIX PBA 챌린지투어’ 2차 리그
화려한 머리 염색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발산하는 김보미(24· NH농협카드) 선수는 부녀선수로도 유명하다. ‘뽀미 아빠’ 김병호(하나카드) 선수가 그의 아버지다. 김보미는 중학교 때 아버지의 권유로 당구를 시작해 고등학생 시절부터 전국 대회를 휩쓸고 다녀 ‘천재 당구소녀’로 불렸다. 그러나 정작 선수 본인은 천재라는 단어에 모순이 있다며 자신을 ‘노력형 당구소녀’로 불러달라고 말한다. 올해 개인전 우승과 팀리그 우승을 목표로 앞만 보고 달리겠다는 김보미 선수를 서울 강남구 브라보캐롬클럽 PBA스퀘어점에서 만났다.당구가 죽기보다 싫었
서한솔(25·블루원엔젤스) 선수는 차유람의 뒤를 잇는 당구계의 ‘얼짱’ 스타로 꼽힌다. 본인은 ‘열정소녀’, ‘인간 비타민’이라는 별명을 선호하지만 팬들은 ‘당구계의 한가인’으로 즐겨 부른다. 물론 외모에만 관심이 쏠리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프로 당구선수로서 팬들의 관심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마울 뿐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늦깎이’로 데뷔해 아직 채워야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깜짝 준우승 이후 부진의 늪에 허덕여 마음고생도 깊었다. 하지만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눅 들지 않고 ‘패기’를 앞세워
포켓볼 종목에서 활약을 하다 3쿠션 종목으로 전환해 성공한 대표적인 당구 선수를 꼽으면 항상 두 명의 이름이 따라다닌다. 김가영(하나카드) 선수와 지금은 정계로 진출한 차유람 선수다. 김진아(30·하나카드) 선수도 그 계보를 이어받아 포켓볼에서 성공적으로 3쿠션으로 전환한 경우이다. 김진아는 포켓볼은 물론 3쿠션 선수로서 국내 정상의 톱랭커로 이름을 날렸다. 대한당구연맹이 주최한 6개 대회에서 4차례나 우승을 차지해 국내 여자선수 랭킹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여자당구 프로리그인 LPBA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